1909년 3월 8일 평양시 경재리 279번지에서 김성호 도미니코와 기 데레사의 6남매중 차남으로 출생.12) 아버지는 관후리본당의 후원자이며 신앙이 깊은 헌신적인 봉사자로 그리고 교회 전례문을 대부분 유창하게 암송하여 유명했다.
김 신부는 어릴적 부터 매우 총명하여 15세에 공립 종로 보통학교를 월반하였고, 언제나 학교와 성당만 아는 학생이었다. 보통학교시절 관후리 본당 남학생들을 모아 성체 조배반을 조직, 매일 오후 1시간씩 성체조배를 하는 등 열심 한 신앙생활로 본당신부와 여러 어른들의 사랑을 받았다.13)

그는 이후 용산 성심신학교를 거쳐 동성 상업학교를 이수하고 예수성심 신학교 재학 중 1933년 9월 동료 박용옥과 함께 로마 울바노 신학교에 유학을 떠났다. 이때 로마까지의 여정을 '가톨릭 연구'에 기재하며14) 자신은 하느님께 바친 몸으로 여러 어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일꾼이 되어 조국 구령사업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 하였다. 1939년 3월 18일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박용옥과 함께 사제서품을 받았고, 같은해 10월 24일 평양으로 귀향했다.

대신리 본당 보좌를 거쳐 1942년부터는 대신리 본당 주임신부로 발령 받았다.
본당 사목 중에는 특히 주일학교 학생들을 사랑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김 신부를 따랐고, 강론을 잘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전한다.
1943년 3월 홍 용호 신부가 교구장으로 착좌하자 김 신부는 새 교구장을 보좌하는 부감목이 되어 대신리 본당 주임과 함께 겸임하였다.
1944년 4월 24일 관후리 주임으로 임명되어 주교좌성당 주임 및 부감목의 직무를 함께 수행하였다. 김신부는 항상 기도 속에 책임감 있는 사목으로 때로는 냉철하고 엄격해 보이기도 했지만 부드러운 면도 잃지 않아 교구 사제들 간의 조정자 역할을 훌륭히 하였다. 교리지도에는 엄격하면서도 남다른 인정도 많았는데 혼자 사는 전교회장의 집 전기고장을 손수 고쳐 주기도하고, 관후리 성당 건물이 일본인들에 징발되고 헐려 주일학교 교리실이 부족 하게 되자 자신의 방을 내놓아 어린이들이 침대와 책상 등에 마구 뛰어 오르며 어지럽혀도 나무라지 않았다고 한다.15)

신자 개개인의 어려움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 당시 화폐개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성가대장 김 현준에게는 남한에서 의약품을 구해와 도와주었다.16)

신학생 양성과 수도성소의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강론때 마다 신학생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남의 도움이 아닌 우리 스스로 신학생을 양성하자고 호소하며 각 본당마다 신학생 후원회를 조직하였다.17) 그리고 그는 화초 가꾸기와 수예, 바느질도 잘했고, 성가대를 손수 지휘하며 자신도 몸소 부르셨고, 제의방 준비를 정성을 다해 지도했다. 그리고 성탄절이 오면 구유를 손수 꾸미셨다.18)

1945년 해방과 함께 홍 주교의 위임을 받아 일본에 빼앗겼던 주교좌성당 부지를 되찾는 일에 적극 나서 평양시 인민위원회와 투쟁 끝에 1946년 3월 29일 다시금 반환 받았고, 이후 당시 한국에서 제일 큰 크기로 대성당 재건을 시작하며 사업의 총 책임자로 일했다. 각 본당과 공소를 강유선씨와 함께 자전거로 순방하며 모금을 하였는데, 민족자립과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고취시키는 그의 강론에 많은 이들이 감동 하여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작은 돈부터 젊은이의 혼수감과 어른들은 금반지등의 패물과 아끼던 천과 옷가지를 아낌없이 내놓았다.19)

그 외에도 평안 남북도의 각 본당 신자들은 저마다 시간을 내어 각자의 식량을 지고 와서 14일 간씩 공사현장에서 직접 노동 봉사하여 1948년에는 외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1949년 본격적인 박해가 시작되어 대성전을 양도하라는 압력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평양시 인민위원회와 설전이 오갔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수녀들이 공산당에 시달리자 수녀원을 방문 당당히 창 미사를 봉헌하며 수녀들을 격려, 위로 하였다.20)

날로 여러 가지로 교회활동이 제약을 받고 홍주교도 체포되자 김 신부는 성가대원들과 몇 청년들에게 수단 속에 겹쳐 입은 솜바지를 보여주며 "나는 언제든지 체포될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하셨다.21) 그 후 실제로 1949년 6월 10일 주교좌 대성전 양도 문제로 평양시인민위원회의 소환을 받고 출두 했다가 체포되어 보위부로 이송 된후 행방불명이 되었다.22) 그러나 홍용호 주교와 다른 사제들과 같이 ‘평양 인민 교화소 특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었고, 국군의 평양탈환 직전에 다른 정치범들과 함께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