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9월 20일 평안북도 선천군 운종면 신미리 706번지에서 최시화 요한과 오 덕화 엘리사벳의 6남 3녀 중 막내로 출생. 3살 때 큰 형수가 해산 중 사망하여 조카를 어머니가 맡아 키우게 되면서 어머니 품에서 밀려나 일찍이 큰애 취급을 받으며 자랐고, 이로 인해 일찍부터 조숙하게 되어 유순하고 차분한 성품을 갖게 되었다. 4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넷째 항민형의 보살핌 속에 성장했다.
형의 도움으로 평양 성모 보통학교를 다닐 수 있었는데 이때 그는 천주교 전래 150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였던 교리경시대회에서 소년부 1등을 하여 우승기를 받았다.

그는 1936년 동성상업학교 을조(소신학교)에 입학하였다. 소신학교 수학 중 처음에는 몹시 어려워하였던 라틴어를 3학년에 이르러서는 1등을 차지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외에도 다방면으로 재주도 많았는데, 학예회에서 학술발표는 물론 독서를 즐겨하여 문학에도 깊은 조예가 있었다.56)
1941년 덕원 대신학교로 진학한 뒤에도 학업 성적이 항상 우수했을 뿐 아니라 유머도 풍부하여 재담으로 동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인내심 또한 뛰어나 맹장 수술로 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짜증을 내거나 주위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일이 없었다.57)
신학교 방학이면 그는 고향에 돌아와 청년들을 10여명씩 모아 교리공부를 시키곤 하였는데, 말을 재미있게 하여 나이를 불문하고 자주 최 신학생의 집에 모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의 이야기를 듣곤 했다고 한다.

1948년 10월 10일 관후리 주교좌 성당 지하 임시성전에서 동료 서운석과 함께 홍 용호 주교 주례로 사제품을 받았다. 이때는 이미 공산주의자들로 인해 교회가 날로 탄압받던 시기였으므로 월남하기 쉬운 신미도가 고향이었던 그에게 남한으로 내려 가야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면, 양들을 남겨놓고 갈 수는 없는 몸이라고 어머니에게 분명하게 말하였다.58)
최 신부는 첫 소임으로 교구장 홍 주교의 비서 겸 교구청 경리 책임자로 부임하였다. 그러나 새로 건축 중이었던 주교좌 대성당을 평양시 인민위원회에 양도 하라는 요구에 맞서 온갖 시달림을 받다가 1949년 6월 10일 부감목 김필현 신부, 평양교구 기성회 이사 강유선 씨와 함께 정치 보위부에 강제 연행 된 후 소식을 알 수 없다.59) 최 신부 역시 다른 사제들과 같이 ‘평양 인민 교화소 특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었고, 국군의 평양탈환 직전에 다른 정치범들과 함께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60)